2005년 4월 20일 수요일
드디어 여행 첫날!
태국-캄보디아행으로 결정하기까지 말도 탈도 많았던 과정은 귀찮음으로 대략 생략.
하지만 떠나는 날의 흥분은 목적지의 중요성을 잊어버릴만큼 굉장했다.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다는 두려움과 플러스 알파 설레임까지.
스물 일곱이 되어서야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는 기쁨과 과연 캄보디아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까지.
극에서 극으로 치닫는 감정 놀이 때문에 전날밤도 꼬박 새고 말았다...;;;
쾡한 눈으로 밤을 새다가 극도 무계획주의 라라양, 그래도 첫날밤 숙소는 예약해야되지 않겠느냐는 최소의 준비성을 발휘, 인터넷을 뒤져 그나마 싼 호텔을 결제한다...방콕에 도착한 후 절감한 부분이지만, 정말 예약해놓길 잘했다.-_ -;; 첫날 가려던 수쿰비트 지역에서 하필이면 그 날 국제회의 비슷한게 열리는 바람에 일대 호텔이건 모텔이건 방 비슷한 것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으어...무작정 떠나는 여행도 나름 짜릿하지만 최소한의 여행 준비는 합시다요. 콩콩콩.
늘 공항 리무진을 타던 서울대 정문. 하지만 역시 출장 갈 때마다 버스를 기다리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간밤 거친 비 뒤로 시원한 새벽 공기 내음. 흐드러진 벚꽃. 왠지 예감이 좋았다.
공항에 도착.
티켓팅하고 환전하고 전화카드 사고
2만원 어치나 샀건만 정작 가서 하나도 못썼다. 태국 갈때 전화카드 사지 마세요. 현지에서 충분히 구입할수 있음.
출국신고하고 밥 먹고 면세점 둘러보다가 충동구매로 에쓰케이투 에센스까지 사버렸다.
이놈의 지름신......
BUT 동남아 뜨거운 뙤약볕에서 로션 하나 바르고 다녔으면 정말 큰일날 뻔 했다.
그나마 요긴했으므로 슬쩍 넘어가주자. -ㅂ-
인천에서 방콕까지 비행 시간 대략 5시간 반이다.
전날 밤을 샜으니 곯아 떨어져야 정상인데 이상하게 말똥말똥했다.
그래서 5시간 반동안 뭘 했느냐...
가이드북을 죽어라 팠당.@_@
밑줄 좍좍 긁어가면서.
중요한 페이지는 접어놓고.
보고 또보고.
지금 보니 너무나 너덜너덜한, 꼬질꼬질 손때 가득한 이 책은 여행 기간동안 내겐 성경과도 같았다.
여권, 돈, 가이드북 세가지는 정말 하루에도 열번, 스무번씩 체크했다니까..... ;ㅁ;
워낙 덜렁대고 옆에서 누가 챙겨주는 사람도 없는데다가 말도 잘 안통하고 사기꾼이 판치는 나라에서 가장 기본적인 지킴이 쓰리였으니...
그렇게 죽어라 공부를 하고 드디어 방콕에 도착. 아. 이 후덥지근한 열기.
공항버스를 기다리는데 숨이 탁탁 막힌다.
중국 버스보다도 꼬진 태국 공항버스를 타고 무사히 수쿰비트에 도착.
바로 옆에 호텔을 두고도 한참을 헤메서야 찾아내는 방향 감각이라니.(ㅠㅠ)

수쿰비트 엠버서더 호텔
호텔은 값에 비해 꽤 괜찮았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방은 아니야. 난 좀더 좁고 꼬질하고 현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방을 원한다고.
그래...내일 카오산 로드로 떠나는 거야. 우후후. 배낭여행족들의 천국, 카오산 로드.
일단 오늘은 여기서 즐겨야하니 짐을 풀고 곧장 일대 순찰에 나갔다.
타이 항공 기내식이 너무 맛없어서 별로 안먹었더니 배가 느므 고프다.
근데 이 날만이 아니라 여행 기간동안 어찌나 배가 고픈지 하루에 다섯끼씩 꼬박 챙겨 먹었다. -..-;;
물가 비싼 나라로 갔으면 어쩔뻔했어...ㄷㄷㄷ
수쿰비트 거리의 레스토랑
매콤한 씨푸드 샐러드. 거의 매일 한잔 이상은 마셨던 싱하 맥주.
배도 좀 차고 맥주로 갈증도 식혔으니~ 이젠 거리 구경.
수쿰비트 거리는 외국인 주택가가 있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점포가 많다.
길가에 즐비한 노점상들도 죄다 외국인을 공략한 기념품 일색이다.
이런 골동품 가게도 많고
불교 국가답게 부다 작품이 많다. 곱실곱실 머리가 아름다우세요.
아이들이 뛰노는 철길
길거리엔 이런 간이빠도 있어요. 우리나라도 이런 거 있었음 좋겠다.
해가 지자 또 배가 고파서 들어간 레스토랑. 분위기가 끝내줘요.


인테리어도 좋고 언니도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고 밤바람도 솔솔.
태국에서 갔던 레스토랑 중에 제일 반해버린 곳이라니까.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 다음날 일정을 짜고 일기를 썼다.
하루종일 간단한 영어 외에는 사용하지 않았더니 입에서 단내가 나는 듯 했다.
잘 도착했다고,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싶었지만 그냥 참아버렸다.
혼자인 시간에 익숙해져야지.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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