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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uguste Rodin - The Kiss (5) 2008/01/23

Auguste Rodin - The K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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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365 2008/01/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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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e Rodin 1840-1917
The Kiss, 1901, Tate Modern
나만 그럴까? 로댕이 그린 남녀의 키스에서는 과한 격정도, 떨리는 수줍음도 느껴지지 않는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전달하지는 않지만 분명 그 형상은 아름답다. 남자의 목에 팔을 두르고 비스듬하게 몸을 뉘인 여인은 그 체온까지 전하고 있는 것 같다. 남자는 마치 순정만화의 훈남처럼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여자를 감싼다. 그런데 남자의 왼손에 쥐여있는 것은 책이다. 그럼 이들의 키스에는 어떤 스토리가 있는걸까?
이 연인은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프란체스카와 파블로이다. 1275년 경 말라테스타 가문은 추남에 포악한 -_ - 장남 지안치오토를 프란체스카에게 장가 보내려고 사기극을 꾸민다. 맞선 자리에 지안치오토 대신 그의 동생, 잘생긴 파블로를 보낸 것이다. 결혼 후에야 속은 것을 알게 된 프란체스카는 당연히 자신이 처음 연모하여 결혼을 결심한 파블로를 잊을 수 없었다. 파블로 역시 그녀를 동정하다가 사랑에 빠지고 만다. 둘은 함께 갈레오토의 책에서 렌슬롯이 귀네비어에게 키스하는 장면을 읽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운명같은 키스를 저지르고 마는데 -_ - 그게 바로 이 장면이다. 형수와 시동생의 사랑은 당연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고 격노한 지안치오토는 아내와 동생을 살해한다.
스토리를 알고 다시 작품을 보니, 어쩌면 첫 입맞춤의 달콤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첫키스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숙명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숙명은 열망하는 것이 아니다. 숙명은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다. 그것은 때로 어리석고, 약하며, 잔인하다. 타인의 숙명은, 궁극적으로는,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해 겸허해지도록 우리를 훈련시킨다. 때문에 <The Kiss>를 보는 태도 또한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곳곳에서 수많은 프란체스카와 파블로들이 숙명처럼 입 맞추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어버린 것을, 어찌하랴. 부디 세상의 지안치오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상처만을 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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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rince 2008/01/23 20:5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정말 뒷 이야기를 읽고 작품을 보니...
    안타까움이 생기네요...

  2. BlogIcon 쏜군 2008/01/23 21: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신화나 소설을 배경으로 한 예술작품의 이야기들을 좋아하는데 이런 슬픈 이야기가 담겨 있었네요.
    숙명에 대한 생각 잘 읽고 갑니다.

    • BlogIcon 섬연라라 2008/01/24 16:32  address  modify / delete

      저도 신화 좋아해요.ㅎㅎ
      사실 작품에 얽힌 스토리를 모른채 감상할 때의 느낌도 중요하기 때문에 처음에 작품을 대할 땐 정보 없이 감상하는게 좋다고 생각해요.그리고나서 작품의 배경을 알면 또 다른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는 거겠죠.

  3. BlogIcon 투모로우 2008/01/24 00: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잘봤어요....
    스토리를 알고나니, 저 아름다운 키스가 참 슬퍼보이네요.

    정말 말씀하신대로,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곳곳에 수많은 프란체스카와 파블로가 있겠죠. -.-;;